지금이 4월 30일이니 벌써 반년이 다 지나가버렸지만
늦게 나마 사진을 손에 넣게 되어 써보게 되었습니다.
10월 22일 새벽 5시에 설이와 약속 시간에 좀 늦게 되서 공항까지 아버지 차를 타고 가게 되었지요
그때는 정신이 없어서 사진 한장 찍지 못했습니다.
일본에 도착해 간사이 스루패스를 끊고
역을 찾아가려보니 우리나라 전철과는 비교도 안되게 복잡하더군요.
이러니 저러니 길좀 해맨끝에 당초에 예약해놓은 게스트 하우스에 도착할수 있었습니다.
10월이라 여행 비수기일거라 생각했는데 왠걸 사람이 무척 많더군요.
원래라면 도쿄 쪽으로 가서 아키하바라 성지 순례라던가 했겠지만 우리들의 방사늉이 무서웠던지라
그쪽은 가보지도 못하고 오사카지역만 돌아다녔답니다.
첫째날은 그냥 게스트 하우스에서 쉬자고 했기에 그날은 주변 지리만 살짝 보러 다니고 얌전히 지냈습니다.
그다음날부터 교토쪽을 돌아다녔는데 자세한 일정은 반년이 지나서인지 왠지 잘 기억이 나질 않는군요.
사진도 별로 안찍었지만 요건 그나마 유명한 금각사라 한번 찍어 봤습니다.
금각사는 누가 봐도 금각사라는 느낌이지만 은각사는 은칠이 되있지 않더군요.
여행기를 써야 하는데 어째 일정이 생각나지 않아서 일단 사진만 주구장창 올립니다.
나라에 갔을때는 사슴들이 겁나게 많아서 사슴들에게 포위당한채 먹이를 갈구하는 놈들에게 다굴도 당했습니다.
당초는 돈을 아껴서 잘 먹어 보자 였는데
결국 저희는 마지막날까지 술을 안마시고 지나간 날이 없었습니다.
뭐랄까 맥주맛이 아주 죽여주더군요.
타코야키를 안주삼아 마시는 산토리 맥주는 정말 부드럽고 산뜻한게
국내와서는 맥주를 마실 엄두가 안날 정도였습니다.
좀 돌아다니끝에 회전초밥집을 하나 발견하고 제가 쏘기로 하고 그곳으로 돌진하였죠
정말이지 본토에서 먹는 맛은 국내에서 먹던 초밥과는 전혀 다르더군요.
그날 둘이서 23접시인가를 비웠을겁니다.
아무튼 여행 중반까지는 그럭저럭 무난하게 다녔습니다.
덕질을 하기 전까지는 말이죠.
아키하바라는 꿈도 꾸지 못했지만 오사카의 얼마 되지 않는 덕질 요소 덴덴타운이라는 곳을 발견해버렸기 떄문입니다,
설이가 친구에게 부탁받은 게임을 산다면서 같이 갔었지요.
그곳에 간 기념으로 전 자그만한 기념으로 사나에 넨드로이드를 하나 사려고 했습니다.
정말이지 신꼐 맹세컨데 전 덕질의 기본요소랄수 있는 피규어 하나 없는 아주 건전한 일상을 살고 있었습니다.
그런데 없다는 겁니다.
아니 이 넓은 곳에 사나에 넨드로이드 하나가 없다니 말이 된단 말인가.
뭔가 울컥 끓어올랐지만 설이놈이 더이상 덕질하는곳에 있기 싫다는 의사를 매우 강하게 비쳤기때문에
숙소로 돌아올수 밖에 없었습니다.
하지만 제 마음속의 코스모는 이미 불이 붙어 버렸죠.
그 다음날 개별 행동을 하기로 하고 덴덴타운으로 직격해버렸습니다.
분기탱천했던 저에게 무서울 건 없었고 결국 사나에 넨드로이드를 찾아내는데 성공한 저는
그에 만족하지 못하고 4만엔치나 하는 피규어를 질러버리는 무서운 결과를 초래하고 말았습니다.
지금 와서 이야기하지만 애니메이트는 개 새 끼 들입니다.
한국에 와서 보니 7980엔 짜리 피규어를 15000엔에 팔고 있었어요.
지금와서 생각해도 제가 그걸대체 무슨 생각으로 샀던건지 이해할수가 없습니다.
인정하고 싶지 않군. 제 젊은 혈기로 인한 과오란걸...
뭐 나중에 그걸 환불 하려 했지만 그건 나중에 다시 이야기 하기로 하지요.
하여간 그때 샀던 녀석들이 이겁니다.
아무튼 이 만큼의 지름신을 강림받았던 저는 후회한점 없이 저 모든걸 끌어안고 숙소로 돌아갔습니다.
질렸다는 듯이 쳐다보는 설이의 시선을 무시하고 행복하게 잠들수 있었지요.
그 다음날 온천을 가기로 했던 저희는 아침 일찍 온천으로 떠났고 거기서 드디어 일본식 온천을 경험하게 되었습니다.
뭐 생각했던 것처럼 운치있는 온천은 아니고 그냥 대중탕 같은 느낌이였습니다.
한참을 지지고 볶은 끝에 온천에 탈출한 저희는 온천후에 마시는 맥주 한캔을 원했지만
그 어디에도 편의점이 보이지 않았지요.
한참을 찾아해맨 끝에 편의점을 발견하고 맥주한캔의 여유를 즐길수 있었습니다.
그 뒤 무엇을 할까 하다가 설이는 걸어서 숙소로 돌아가기로 하였고
전 마음속에서 끓어오르는 충동을 참지 못하고 다시 덴덴타운으로 가기로 했습니다.
그떄의 시간이 대략 3시경
잘 알지도 못하는 일본 전철을 헤멘 끝에 덴덴타운에 도착하였고 9시까지 해매고 돌아다닌끝에
모든 보물들의 위치를 파악하는데 성공했습니다.
악마의 속삭임이 이끄는데로 그것들의 지르려 한 저였지만 아뿔싸 현금은 이미 제로
그러나 실망하지 말지어다 가련한 영혼이여 너에게는 마스터 카드가 있단다.
그렇습니다 그 카드 하나만 믿고 장장 6시간을 덴덴타운 탐험에 투자한것이였지요.
지름신이 이끄는 데로 저는 흡족한 마음으로 카드를 긁었습니다.
긁었습니다만 왠걸
카드 사용이 안된다는 겁니다.
아니 마스터 카드인데 잔액이 부족한것도 아닌데 왜 안되는건지.
잔고를 지키라는 하늘의 계시인걸까 저의 지름은 실패로 돌아가고 말았지요.
카드도 사용 불가능해지고 잔고도 제로
집에 돌아오는 날에 이르러서는 밥한끼 해결하기 힘든 지경이 되었습니다.
그나마 차비라도 있던 저와는 다르게 설이는 차비마저 없는 지경이라 제가 좀 지원해줬지요.
아무튼 이 비참한 현실을 빠져나가기위해 저는 15000엔이나 하던 가장 비싼던 피규어를
환불하기로 마음먹었습니다.
따로 오기 싫어하는 설이는 먼저 가있겠다며 간사이 공항으로 떠나버렸고
길모르는 저는 표 끊는 것까지 지켜 본뒤에 덴덴 타운으로 향했습니다.
이때 까지만해도 저에게 그런 끔찍한 일이 생길줄 꿈에도 모르고 있었지요.
아무튼 애니메이트에 도착한 저는 영수증을 보여 주며 환불을 요구하였는데 왠걸 2일 전에 산 물건
영수증까지 있는데도 환불이 안된다는 겁니다.
퍼킹 애니메이트 이건 내가 한국인이 라고 얕잡아보고 환불을 거부하는 걸꺼야.
울며 겨자먹기로 교환이라도 안되나고 했는데 그것마저 안된다는 겁니다.
나중에 알고 더 속상했던건 15000엔짜리던 그것이 일웹에서 7890엔에 팔고 있단 것이였죠.
그렇습니다. 전 애니메이트의 악덕한 상술에 놀아났던 가련한 피해자일 뿐이였던 것입니다.
아무튼 일이 어떻게 되었든 집에는 가야겠기에 역으로 돌아갔지요.
그렇습니다 여기서부터 악몽은 시작된겁니다.
아까전에 설이가 끊었던데로 간사이 공항특급으로 표를 끊고 전철에 몸을 싣었습니다.
무사히 도착하는데까지 성공하였던것도 잠시
애니메이트의 저주였던 것일까 일본여행중에 역먹어봐라며 마가 씌었던 것인지 뭐인지
공항티켓 프린트에 오사카 공항이라는 글귀가 눈에 띄면서 순간 숨이 탁 막히는 겁니다.
지금 생각해보면 냉정하게 안되는 일본어라도 써가며 직원에게 물어봤으면 됬을 일입니다.
망했다 내가 잘못 온거구나 오사카로 가야 하는데 간사이로 왔구나
이대로 국제 미아가 되고 마는건가!
분명히 맞게 잘 온것인데도 불구하고 초행길에 혼자라는 상황은 의심암귀에 꼬리에 꼬리를 물은 끝에
되돌아가야 겠다는 결정을 내리기에 이릅니다.
그러나 당초 말했다시피 차비도 없는 상황
그러나 행인지 불행인지 공항이라 환전소가 있었습니다.
지금 생각해보면 불행스런 일이였지만 그때는 다행이다 살았다라는 환희만이 가득했습니다.
환전을 하고 다시 오사카 공항까지 가서 직원에게 프린트를 보여주면서 여기로 가려면
어떻게 하냐고 묻는데
1번 출구로 가서 타면 된다는겁니다.
어라 뭥미
내가 아까전에 갔던 간사이 공항으로 가는 루트인겁니다.
순간 멍해진 저는 안되는 일본어로 몇번이나 되물어봤지만 그게 맞다는 겁니다.
그렇습니다. 일본 여행 일생 일대의 최대 병크
이산이 아닌가벼 하산이다 다시 올라가고 어라 아까 그산이 맞는가벼
순간 멍해지면서 오만 잡생각이 다들었지만 공항시간도 얼마 안남았기에 망연자실해 할 시간도 없었습니다.
남은 돈을 탈탈 털어서 간사이 공항으로 돌아가는데 성공한 저는 비행기 출발 40분전에 도착할수 있었고
이제나 저제나 제가 언제 오나만을 기다리다 빡칠 데로 빡친 설이를 만났지만
설이놈이 화를 낼틈도 줄 수 없을 만큼 패닉상태에 무안할데로 무안한데다 멍청했던
자기 자신에게 화가 나있던지라 설이의 신경질을 받아줄 틈이 없었지요.
하여간 희대의 병크를 터트리고 온갖 고생을 사서 했지만
다행히 비행기 시간에는 늦지 않아서 집에 돌아오는데 성공하였습니다.
지금 생각해봐도 그때 조금만 냉정했더라면 어땠을까 하는 생각도 들고 아쉬운 점도 많지만
그것도 다 추억인가 보다 하며 가끔은 그때 일을 떠올려 보곤 합니다.
-p.s 그일은 설이에게도 강한 인상을 남겨서 아직도 만날때마다 그 병크를 논하며 갈구곤 합니다.